시승을 제대로 하려면 적어도 일주일, 길면 3년 정도가 걸리는 것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 2박3일에 끝나는 시승은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죠.

그런데 더 짧은 시승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디젤 미니인 미니쿠퍼 SD의 시승행사가 바로 그랬는데요.

주최측은 약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시승코스를 짜놓고 기자들을 대상으로 짧은 시승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미니' 시승행사인 셈이죠. ^^;;


그러면 이걸로 시승기를 쓸 수 있을까. 전반적인 부분은 절대 파악할 수 없을테지만 적어도 한가지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 부분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 미니 디젤이 미니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 구매가치가 있을까를 놓고 2차례 시승해 봤습니다. 이름하여 미니 디젤 단박시승기. 일단 보시죠.

-----아래는 미니 쿠퍼 SD 단박 시승기----

대단한 미니다. 미니 브랜드는 지난해 4282대를 판매해 전년(2220대) 대비 92.9 %나 판매가 신장됐다. 지난해 독일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지긴 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팔았던 브랜드는 미니가 유일했다.

이는 지난해 미니 컨트리맨에서 미니 50햄튼, 2인승 미니 쿠페 등 다양한 모델들을 출시한 덕분이라고 BMW코리아 측은 밝혔다. 이 여세를 이어 이번엔 미니 디젤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다. 상반기 중 천장이 열리는 2인승 미니 쿠페, 미니 로드스터도 등장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미니 디젤은 기존 미니의 약점 중 하나였던 연비 부분을 개선한 차다. 토크는 오히려 높고 재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연비가 향상됐다고 하니 모든게 다 좋아보인다. 그렇다면 미니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무조건 디젤을 선택해야 할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짧은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 디젤 엔진을 장착한 미니 쿠퍼 SD를 시승을 위해 준비 시켜두고 있다.

◆ 가솔린 대비 장점: 연비

연비는 미니 디젤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다. 미니인데도 불구하고 한번 기름을 넣고 부산까지 왕복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연비는 고유가 시대에 두드러지는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운전의 즐거움 역시 연비에 제한된다. 밟는 순간마다 기름값이 떠오른다면 운전의 즐거움이고 뭐고 느낄 틈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즐겁게 밟기 위해서는 연비가 가장 중요하다.

미니 답게 매우 즐겁다. 커다란 디젤엔진을 장착해 무게가 늘었지만 미니 특유의 핸들링이 살아있고, 차체가 거동을 그대로 유지한 채 수평이동 하는 느낌이 일품이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성능을 다소 희생한 부분은 있다. BMW 기술담당 장성택 이사는 "출력을 높이려면 차체의 서스펜션 등을 강화해야 하고, 그러면 차량 무게가 늘어나는데 그로 인해 연비만 나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연비가 나빠지는 것을 각오한다면 출력을 높일 수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 디젤엔진을 장착한 미니쿠퍼 SD 실내. 한국일보 임재범 기자가 운전중이다.

◆ 가솔린 대비 단점: 그 외의 모든 것

디젤 엔진을 장착한 저 출력 모델 미니D는 2.0리터 자동 변속기 차량 중 국내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차다. 하지만 1100kg 남짓한 가벼운 차체 무게에도 불구하고 연비를 그리 많이 끌어 올리지 못한 듯 하다.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대형차 520d는 그 큰 차체를 이끌고도 18.7km/l의 연비를 내는데, 같은 엔진에 출력을 112마력까지 낮추고도 10%도 채 향상되지 못한 20km/l의 연비를 낸다는건 좀 아쉬운 느낌이 든다.
 
   
▲ BMW코리아의 조재선 제품담당자(Product manager)가 미니 디젤의 세부 사양을 설명하고 있다.

차를 가속해보면 143마력이라는 출력도 좀 아쉽다. S가 붙어있는 모델이라면 조금 더 휠스핀을 일으키며 가속돼야 마땅할 것 같다. BMW 320d와 520d에 장착된 엔진이라고는 하지만, 후륜구동에 장착한 세로배치 엔진을 가로배치형으로 변경해야 했고, 엔진룸 공간도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력을 충분히 뽑아내지 못한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시속 100km까지 가속력은 고성능 모델인 미니 쿠퍼 SD가 8.5초, 미니 쿠퍼 D가 10.1초 걸린다. 그리 빠른 가속력이라 할 수는 없다. 확실히 가솔린 184마력에 시속 100km까지 7.2초를 자랑하는 미니쿠퍼S에서 느껴지던 찌릿한 가속력 까지는 못된다.

특히 가솔린에서 느껴지는 미니 특유의 배기음이 디젤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가속감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디젤 특성상 엔진 회전수가 5000rpm 이하까지라는 점이다. RPM의 여유가 적다보니 시프트다운을 하면서 치고 나가는 재미가 가솔린 모델에 비해 덜하다.

   
▲ 디젤엔진을 장착한 미니 쿠퍼 SD의 곁에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어떤 차를 선택하는게 좋을까

한마디로 "와앙!" 하는 사운드와 스포츠카의 느낌을 기대한다면 미니 디젤보다는 미니 가솔린이 훨씬 낫다. 하지만 이건 그렇게 도로에서 과격하게 주행하는 운전자에 한해서다. 미니 디젤이 다른 차종에 비해서 둔한 것은 결코 아니다. 민첩하게 움직이고, 전륜구동 소형차인데도 스포티하게 달리는 느낌이 일품이다. 일반 소형차와 비교한다면 충분하고 남는다. 하지만 워낙 미니 가솔린 모델이 우수하기 때문에,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고민하게 될 듯 하다.

차가 편안하게 주행하기를 바라고 느긋하게 운전하는 여성운전자라면 미니 디젤을 선택하는게 나을지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젤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조금 더 조용하기도 했다.

디젤엔진인 미니 쿠퍼 D 스페셜 에디션의 국내 소비자 가격은 3290만원, 미니 쿠퍼 D는 3830만원, 미니 쿠퍼 SD는 4160만원(VAT 포함)이다.

가솔린 모델인 미니 쿠퍼 스페셜(2950만원), 미니 쿠퍼(3480만원), 미니 쿠퍼S(3920만원)에 비해 340만원~240만원 가량 비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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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은 그렇다 치고. 행사는 어땠을까?


이번 행사는 암전속에서 춤을 추면서 시작됐습니다.


미니가 등장할때는 캄캄한 곳에서 미니 두대의 헤드라이트만 비춰졌죠.


저기 등장한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최소화라는 의미도 되고, 미니화 한다는 의미도 되는 단어죠.


최근의 미니는 이 '미니멀리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델분도 예쁘시고. 아 내 스타일이야.





옹기종기 모인 미니는 항상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듭니다.



그런데 오늘의 보도자료는 좀 심합니다.



<보도자료 일부>
 
MINI 디젤에 장착된 2.0리터 디젤 엔진은 BMW 320d, 520d 등 BMW의 디젤모델에도 장착된 것으로, 차세대 커먼레일 연료 직분사 방식, 가변식 터보차저 기술이 적용됐다.
 
 

우선 2.0리터 디젤엔진이 BMW 320d와 520d에 장착된 엔진이라는 점이 좀 애매 합니다.


BMW 320d와 520d에 장착된 엔진과 엔진 블럭은 물론 N47로 모델명이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엔진 블럭을 이용하면 같은 엔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를들어 현대차가 90년대 NF 쏘나타 택시를 내놓으면서 미쓰비시 란에보와 같은 엔진이라고 했다면 어떻게 생각되세요? 직분사에 터보까지 장착한 272마력 쏘나타 2.0 터보와 옛날 NF쏘나타 택시가 '같은 엔진'을 쓴다고 보도자료를 내면 어떨까요?


현대차 세타엔진은 1.8~2.4까지 배기량도 제각각이고, 람다엔진은 3.0~3.8리터로 마찬가지로 배기량의 변화가 큽니다. 심지어 누우엔진은 하이브리드에 장착될 때는 연소 사이클 자체가 다르기도 하지요.


말하자면 엔진의 블럭 이름은 ~형 엔진이라고 대략적인 특성을 소개하는 정도로 보는게 옳을겁니다.



◆ 그럼 미니에 장착된 엔진은 320d, 520d에 장착된게 아니면 대체 뭐냐?


미니 디젤에 장착된 141마력 엔진은 N47이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봐온 320d나 520d에 장착된 184마력을 내는 N47 엔진과 여러가지로 다릅니다.


우선 커먼레일 연료 분사 압력 자체가 1600bar로, 1800bar인 엔진에 비해 성능과 연비에서 모두 불리한 제품입니다. 모든 면에서 조금 더 저렴하게 나온거죠.


이 엔진은 320d나 520d가 아니라 318d와 316d에 장착된 엔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유럽에는 미니디젤S와 똑같이 143마력을 내는 318d와 518d 가 있구요. 미니쿠퍼D와 똑같이 112마력을 내는 316d도 있습니다. 이들과 같다고 하면 괜찮지만 적어도 320d와 같다고 적어서는 안되죠.


국내 출시된 차로 예를 들자면, 미니쿠퍼 SD는 BMW X1 18d에 장착된 엔진과 같다고 해야지 BMW X1 20d나, 23d에 장착된 엔진이라고 하면 잘못이라는 겁니다.


자기들이 파는 차 이름이 애매해서 실수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딱 정해드려요.

원래는 차량 출시 정보를 이렇게 엉터리로 막 과장해서 적으시면 안되는 거예요~! 과장광고로 공정위한테 딱 걸리는 거예요!! 확~ 꼰지르면 경찰 출동하는거예요~!


그런데, BMW코리아에서 한 행위는 '표시광고'가 아니라 '설명'이어서 경찰이 출동할 수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 미니멀리즘 기술이라는건 뭐냐!


뭐 이 정도 황당한 거짓말은 아니지만 미니멀리즘에 대한 과대 해석도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특히, MINI만의 혁신적인 ‘MINIMALISM‘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성능과 높은 연료 효율성을 자랑한다. ‘MINIMALISM‘기술은 MINI만의 역동적인 드라이빙 성능과 느낌은 간직하면서도, 차체 경량화 기술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 증대, 지구 환경을 위해 유해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스마트한 기술이다.


MINI만의 혁신적인 '미니멀리즘' 기술이라고 쓰여있는데, 미니멀리즘 기술이라는건 BMW본사를 비롯해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 보도자료와 그것을 그대로 받아적은 언론사 기사에만 있는 아주 이상한 단어입니다.


구글에 한번 검색해보세요. 어느 나라 어떤 언론, 블로거, 페북친구든 미니멀리즘 기술이라는걸 한차례라도 쓰는지.


왜냐. 그건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예요오~!


'기술' 아닌걸 기술이라고 하는것도 잘못이예요. 왜냐면 소비자는 "우우와 대단한 기술이 들어있나보다"하고 샀는데, 정작 내용은 아무 것도 없는 마케팅 용어이기 때문이예요.


◆ 그럼 미니멀리즘란건 대체 뭐냐!!


어쨌거나 BMW 홍보하시는 분들은 '미니멀리즘'이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했는데, 대체 어떤 기술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아, 위 사진에 써있네요. 미니멀리즘.

미니멈 리소스. 맥시멈 익사이트 먼트.


최소한의 자원을 쓰고, 최대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뭐 이런 의미라고 봐야겠죠. 이 이상이라고 보는건 과대해석이고, 보도자료 쓰는 사람의 소설입니다.


▲ 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찍어갔는데, 결국 이 '미니멀리즘 기술'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문구를 그대로 받아적었다니.



사실 저는 지난해 초 제네바모터쇼에서 미니멀리즘이라는 미니의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봤는데요.

당시 행사 진행하는 담당자에게 딱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미니멀리즘이 어떤 기술이냐"

그러자 담당자는 딱 잘라 얘기하더군요.

"노노노노 기술을 말하는게 아니라, 미니 같은 분위기, 필링, 즐거운것, 미니와 함께하는 것, 우수한 연비...(중간생략) 등등을 모두 통틀어 말하는 캐치프레이즈야"



저는 보도자료에 나온 미니멀리즘 기술을 한참 찾았는데,

결국 이 행사에 답이 있었습니다.


남자분 티셔츠에 써 있네요.


무슨 기술 같은게 아니고,  거창한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같은게 아니고.



미니멀리즘. 그건 태도다. (MINIMALISM. It's attitude)


라고 애정남 마냥 '딱' 정해주네요.


고연비를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수한 성능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작아지는 것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연비가 그리 좋지 않은 JCW도, 90마력 남짓 하는 미니-원 도, SUV인 미니 컨트리맨도 모두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면서 팝니다.


다시 말하지만 미니멀리즘 기술이 들어간게 아니라, 그냥 미니의 분위기. 태도. 그런걸 뜻하는 겁니다.그냥 '미니 다움' '미니 다워짐' 이런 뜻인겁니다.


자기 회사의 캐치프레이즈가 뭘 뜻하는지는 대충은 알아야죠.

제발 공부 좀 하고 보도자료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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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발빠른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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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jnews.tistory.com BlogIcon 김형욱 2012/02/03 0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간만에 역주행 중 깨알같네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를 뽑으라면 이 차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Lamborghini Murciélago). 이 차는 2001년 처음 등장해 2010년까지 단 10년간 4099대만 만들어진 차다. 이미 1만대가 넘게 팔린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이 차에 비하면 흔하디 흔한차라 할 수 있다.

이 차가 서울 도로를 지나면 주변 시선을 한데 모은다. 쳐다보지 않는 사람들을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 배기음은 마치 야수가 으르렁대는 듯 한데, 차체 높이는 1135mm에 불과해 어지간한 사람 허리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미끈하게 빠졌다. 더구나 길이는 4.5미터, 폭은 2미터가 넘으니 황당한 언밸런스와 일탈적인 디자인이 신선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도로 위에 바퀴를 맞대고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달리는 무르시엘라고를 보고 있자면 꿈을 꾸는 듯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이렇게 아름다운 무르시엘라고는 만화속에서 막 뛰쳐나온 것 같은 후임자 '아벤타도르(Aventador)'에 왕좌를 넘겨주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게됐다. 아쉬운 심정을 부여안은채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무르시엘라고 시승을 했다.

◆ 무르시엘라고를 시승하는 일

번화가 한복판에 차를 세운다. 문을 스르륵 위로 연다.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운전자를 확인하려는듯 이쪽을 힐끗 바라본다. 이 수많은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무심한 척 차에서 내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 예쁜 여성들과 눈길이 마주치니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옷이라도 좀 신경써서 입을걸 그랬다.

무르시엘라고를 시승하는건, 말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폼나는 일이다. 이걸 타면 처음보는 여자라도 차에 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차에 앉아 있는것 자체가 그저 즐겁고 행복하다.

이 번에 탄 무르시엘라고의 색은 그저 '노란색'이 아니라 Giallo Orion라는 색으로, 펄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데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의 진하기가 달라보이는 독특한 색상이다. 볼수록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보고 두번보고 자꾸만 보게 된다.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에 능숙하게 타고 내리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동승자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면 남성이 먼저 내려 에스코트를 해줘야 노출을 막을 수 있다.

차에서 내리고 솟구쳐 올라간 문을 스르륵 내려서 닫는데 곁에서 하는 말이 다 들린다. 젊은 커플이 이 차를 보며 가격이 10억이 넘는지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한다.

사실 이 차가 그렇게까지 비싼차는 아니다. 당시 판매 가격이 3억5천만원~4억원 정도였다. 물론 작은 아파트 한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긴 하지만, 차의 충격적 존재감에 비하면 그런대로 이해할만한 가격이다. 사실 3억이 넘어가면 가격에 대한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마이바흐나 페라리보다 낮은 가격이 마치 '저 정도 가격이면 저렴하다'는 착각을 들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 람보르기니가 왜 슈퍼카인지 알겠다

람보르기니는 슈퍼카라고는 하지만, '슈퍼카'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는 독특한 브랜드다. 페라리를 비롯한 다양한 메이커들은 어마어마한 성능의 차를 만들고 레이스에 참가하거나 서킷 기록을 갱신하면서 가장 빠른차라는 것을 강조한 후 엄청난 가격을 매긴다. 말하자면 '이렇게 잘 달리니 이 정도 돈은 내야 하는게 아니냐'는 식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는 소위 '스펙'에서 다른 차들을 압도적으로 제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도 절대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2009년에 들어서야 마지못해 원메이크(한차종만으로 달리는)경기를 시작 했을 뿐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아둥바둥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니 대신 절대적인 수치와 디자인의 아름다움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 전략은 먹혀들었고, 대회 한번 나가지 않고도 페라리 못지 않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초기 무르시엘라고는 4륜구동의 12기통 6.2리터 엔진을 갖춘 중앙엔진형 스포츠카였다. 본래 580마력으로 시작했던 이 차는 곧 엔진을 6.5리터로 올리고 650마력이 된다. 람보르기니는 640마력을 내는 '무르시엘라고 LP640'을 만들었고 이때부터 차 이름에 마력을 표시해왔다. 최근에는 4륜구동이라는 의미에서 4를 덧붙여 LP650-4 라는 이름의 무르시엘라고를 내놓기도 했다. 크기가 작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에는 LP560-4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전면. 아우디의 뤼크 돈케르볼커가 디자인한 무르시엘라고는 전설적인 투우소의 이름이지만, 사실 스페인어로 '박쥐'라는 뜻이다.
◆ 무르시엘라고를 타고 달리다 "애걔~ 느린거 아닌가?"

후배를 옆좌석에 태우고 차를 가속한다. "애걔 겨우 이 정도 속도예요?" 후배는 조금 실망한 눈치다. 지금 200km를 넘었다고 말했지만 믿지 못하는 듯 했다.

일 반적인 승용차는 계기반은 속도계 바늘이 위로 향하면 시속 100km 정도지만, 무르시엘라고는 중간이 240km/h다. 보통 차의 200km/h가 적혀 있어야 할 위치에는 무려 360km/h라고 적혀있다. 속도계 바늘이 움찔 했을 뿐인데 시속 90km고, 조금 밟았나 싶으면 이미 200km에 달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 차는 넓은 엔진 회전영역으로 인해 2단 기어를 넣으면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된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계기반

가속감도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이 차는 워낙 휠베이스가 길고 서스펜션이 단단해 가속할 때나 제동할 때 노즈 업/다이브(앞부분 들림/숙여짐)가 거의 생기지 않는 독특한 서스펜션을 갖췄기 때문이다. 매우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이 그저 수평으로만 이동하는 느낌이어서 가속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 회전도 7500RPM까지는 사용가능하지만 워낙 낮은 RPM에서도 출력이 넘쳐 일반적인 가속에선 4000RPM을 넘을 일이 없다. 심지어 기어를 6단에 넣고도 차를 가속할 수 있었다. 넘치는 출력의 약간만 사용하다보니 너무 여유로워 가속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촬영을 위해 후배에게 차 키를 내주고 나란히 느린 속도로 달리는데, 촬영차인 BMW 320i로 따라잡을 수가 없다. 천천히 달리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도 가속력이 어마어마 하다. 보통 차와는 '가속'이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이 차로 레이스를 달리면 어떨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가장 폼나게 가속하는 차임은 분명하다.

◆ 안정감있는 데일리 슈퍼카

슈퍼카라 불리는 대표적인 차라면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를 들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탈 수 있는 슈퍼카라면 단연 람보르기니다.

600 마력이 넘는 페라리라면 599 피오라노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이 차는 뒷바퀴에만 620마력을 쏟아붓는다. 당연히 차가 쉽게 미끄러지고, 출발하다 옆으로 미끄러져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마저 있다. 간혹 페라리를 시승해보면 조금만 급하게 운전해도 뒷부분이 조금씩 미끄러져 머리털이 쭈뼛서는 느낌이 든다. 페라리는 오히려 그 짜릿한 느낌을 궁극적인 운전의 즐거움으로 여기고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말하자면 페라리는 공도에서도 드리프트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운전자들을 위한 차라 할 수 있다.

하 지만 람보르기니는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슈퍼카를 지향한다. 수동 변속기 모델이라도 클러치가 가볍고, 다루기 쉽게 만들어 운전자 피로도를 크게 줄였다. 무르시엘라고 전 차종에 4륜 구동을 적용했고, 타이어도 충분히 넓어 서킷에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도 안심하고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무르시엘라고 뒷타이어의 사이즈는 무려 335/30ZR18로, 슈퍼카는 물론 트럭이나 버스 등 모든 자동차들 통틀어 가장 넓다. 이런 4개 타이어에 힘이 전달돼 노면을 움켜쥐고 달리니 가속력도 어마어마하고 안정감도 굉장하다. 말하자면 야구 투수가 와인드업 하는 것과 동시에 차를 출발 시키면 던진 공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가속력이다.

   
▲ 엔진 온도가 높아지면 에어 인테이크가 펼쳐져 엔진을 더 적극적으로 식힐 수 있다.

코너에 진입하면서 애써 차를 미끄러뜨리려 해도 금세 다시 자리를 잡고 만다. 무척 운전을 잘하는체 할 수 있겠다. 에어서스펜션을 통해 과속방지턱 앞에서는 차체를 높이고 고속으로 달릴때는 자동으로 차체가 낮아지는 기능도 갖췄다. 차체 높이가 어찌나 낮은지 손가락 3마디가 채 안된다.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하고 즐거운 것이 무르시엘라고의 특징이었다. 페라리도 이제는 4륜 구동을 적용하고 람보르기니와 비슷한 방향으로 차를 만들고 있는 듯 하다.

◆ 굿바이 무르시엘라고, '아날로그 드림카'의 끝

이 차의 후속모델인 아벤타도르는 아예 계기반에 바늘이 모두 사라지고 여러 LCD패널의 조합으로 바뀌었다. 비행기 계기반은 댈것도 아니고, 마치 '사이버 포뮬러' 만화에서 막 뛰쳐나온 느낌이다. 버튼들은 아우디의 MMI가 갖춰지고, 기능면이나 디자인면에서 무척 고급스럽지만 슈퍼카라기보다는 최고급 오디오를 타고 달리는 느낌이 든다. 수동변속기는 사라졌고, 디자인도 날렵해진데다 크기도 훨씬 작아지고 무게도 가벼워졌다. 아벤타도르는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2.9초에 불과한 레이스카에 육박하는 차다.

반면 무르시엘라고는 벤츠 S클래스의 크기로 만들어진 거대하고 납작한 슈퍼카다. 더구나 엔진을 최대한 가운데 놓기 위해 승객들의 레그룸은 앞바퀴 사이 좁은 공간에 깊숙히 집어넣어 매우 좁고 풋레스트도 없는 불친절한 차다.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기어노브와 차체높이 조절 버튼

운전할 때 느낌도 원초적이다. 단조로 만들어진 차갑고 동그란 기어노브를 잡고, 속이 들여다보이는 틈 사이로 철컥철컥 끼워넣고 있자면 차가 아니라 마치 커다란 로보트를 조작하는 느낌이 든다. 극히 기능적으로 대충 새겨진 계기반에 바늘이 오르내리는 모습, 머리 뒤에서 울리는 엔진의 느낌, 괴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괴상한 배기음. 이런 것들이 주는 기계 공학에 대한 경이로움은 값비싼 어떤 전자제품 따위에도 비견할게 아니다.

무르시엘라고는 터보나 사운드 제너레이터, 연비 향상 기술 같은 것들은 모두 애들 장난이라고 말하는 듯, 우직한 황소 고집 그 자체로 달리는 차다. 별다른 전자장비도 없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이 차는 말 그대로 20세기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을 대표하는 드림카라 할 수 있다. 우리 어린 시절 매일 꿈꾸던 바로 그 차. 무르시엘라고의 단종은 그래서 더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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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최근 제품기획팀에 스파이나 점장이를 영입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현대차가 내놓는 차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곧 내놓을 차를 한발짝 앞서서 내놓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신형 i30을 보면 3가지 1.6리터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데, 지금은 140마력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128마력 디젤엔진을 장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올해말과 내년초에는 여기 204마력 터보엔진과 더블클러치변속기를 차례로 장착할 예정이다.

곧 독일 회사들이 마치 이를 뒤따르듯 1.6리터 해치백을 속속 내놓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6리터 엔진을 장착한 해치백인 B클래스, BMW가 1시리즈 해치백을 내놓는다. 폭스바겐 골프도 1.6리터 엔진을 장착한 블루모션을 국내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1.6리터급에서는 현대차의 엔진보다 한두단계씩 출력이 떨어지는 120마력 정도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현대차가 일찌감치 만들어온 1.6리터의 노하우가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 발군의 달리기 성능

전통적으로 i30은 핸들링과 주행성능에서는 국산차 중 최고 수준의 만족감을 줬는데,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전에 비해 치고 나가는 느낌은 훨씬 가벼워졌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와앙"하는 경쾌한 사운드를 낸다. 유럽스타일로 가다듬어진 사운드로 인해 실제보다 더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든다. 실제 가속력도 시속 100km까지 10초 남짓으로 꽤 잘 달리는 편이다. 이 정도 가속력은 부족함이 없지만 짜릿한 수준은 아니다. 재미있게 운전하려다 보니 가속페달의 바닥까지 닿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디젤 엔진이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지만 현대차는 이번 시승에 디젤차를 내놓지 않았다. 

단단하고 잘 가다듬어진 서스펜션은 지금 국산차를 타고 있는게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노면이 쿵쿵거리며 실내로 전달이 되고 가속방지턱을 넘어도 한치의 흔들림이 없다. 코너에서는 이전 모델에 비해 더 믿음이 간다. 코너링의 움직임이 기본적으로 무척 고급스러운데, 핸들 조작의 단단한 정도를 컴포트,노말,스포트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가장 단단한 스포트로 설정해도 BMW 등 유럽차에 비하면 여전히 가볍다.
   
▲ 파노라마 선루프. 면적이 매우 넓고 전동 브라인드까지 잘 만들어져 있다.

◆  연비, 실용성에 편의장치까지

디젤엔진은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도 20.0km/l라는 막강한 연비를 자랑하고, 수동 변속기를 이용하면 23.0km/l를 낸다. 실 주행 연비에서는 하이브리드차를 뛰어넘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도 ISG 시스템을 장착하면 17.3km/l에 달한다.

트렁크 공간이 넉넉하고, 뒷좌석을 앞으로 젖혔을 때 입구가 커서 큰 짐을 쉽게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건 기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실용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뒷 해치(뒷문)을 멋지게 꾸며서 오히려 이 부분을 이 차 디자인의 핵심으로 만들어냈다.

   
▲ 평상시 숨겨져 있다가 후진 기어를 넣을때만 튀어 나오는 후방카메라는 기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핸들의 강도를 조절하는 플랙스 스티어나 LED를 적용한 브레이크램프, 데이타임 러닝 라이트 등은 경쟁차에 비해 빠르게 적용한 부분이다. 준중형 처음으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적용돼 여성운전자들도 편하게 주차 브레이크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에어백은 운전석 무릎에어백을 포함해 7개가 장착됐으며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와 전동식 브라인드도 매우 고급스럽게 동작한다.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 1845만원~2005만원, 디젤 모델은 2045만원~2205만원이다. 

기본형 모델의 가격이 약간 오른 듯 하지만 현대차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기존 i30의 프리미어급의 옵션을 기본으로 했으며 여기 GDi엔진, 6단자동변속기, 플렉스스티어, 무릎에어백, 풀오토에어컨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면서 가격은 불과 170만원만 인상했다는 주장이다. 디젤 엔진 모델의 경우는 오히려 기존 모델(2137만원)에 비해 이같은 우세 사양을 갖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920만원이 낮아져 2045만원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기본사양의 경우 기존 동급차에 비해 가죽시트가 직물시트로 바뀌고, 17인치 휠이 16인치휠 기본으로 바뀌는 등 빠진 사양도 있다.

◆ '세계적 추세' 비해 '매력'은 부족

점장이 같던 현대차가 헤메고 있는 부분도 있다. 사실 이번 i30을 보고 있자면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B클래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전략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유사한 플랫폼을 A클래스와 B클래스로 나누면서 A클래스는 '콘셉트A'라는 소형 스포츠카로 자리매김하고 B클래스는 상급모델을 뛰어넘는 고급사양으로 차별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반면 i30은 너무 무난한 선택을 해서 겹치는 차가 너무 많다는 점이 아쉽다.
   
▲ 신형 i30 (좌), 기존 i30(우)

크기가 조금 작은 엑센트 위트와 매우 비슷하고 i40와도 너무 닮았다. 상당수 소비자들은 이들 차를 구별하지 못할 것이다. 최근 기아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프라이드와 경쟁 차종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비슷한 성향의 차를 계속 늘려갈 이유가 없다. i30을 독자적인 브랜드로 자리잡게 하려면 소형 해치백보다 월등히 고급스럽고, 중형해치백보다는 월등히 스포티해야 했다. 이 차에 터보 엔진과 더블클러치변속기(DCT)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안전장비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을 갖췄지만 세계적 추세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내달  출시 예정인 경쟁차종 메르세데스-벤츠 B클래스는 레이더를 이용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추돌방지 시스템을 전 차종에 기본 장착했다. 소형차임에도 앞차와의 간격을 스스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위급상황에서 브레이크 음성 안내 및 브레이크에 발을 대면 최대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이 장착돼 있다. 여기 상대차에 따른 상향등 보조장치, 사각지대 감지, 차선이탈 방지, 졸음운전방지 장치도 장착된다. B클래스의 기능이 상위모델 C클래스보다는 월등히 앞섰고 E클래스나 S클래스에 육박하는 수준이 된 셈이다. 독일 소형차의 고급화는 여기까지 와 있는데, 현대차는 아직도 '소형차 고급화'를 디자인에만 중심을 놓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현대 i30 1.6 GDi 주요 제원 

전장×전폭×전고 : 4300×1780×1470mm 
축거(휠베이스): 2650mm 
윤거 앞/뒤 :1549mm/1562mm 
차량중량 : 1210kg 
연료탱크 : 50리터 
최고출력 : 140마력 @6300rpm 
최대토크 : 17.0kg.m @4850rpm 
구동방식: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타이어 : 225/50R17 
0-100km/h: 10.2초 
연비 : 16.3km/리터(ISG 사양 17.3km/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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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대하지 않고 시승한 차는 몇 안된다.

한국GM 관계자들도 이번엔 어깨가 좀 움츠려져 있는듯 하다.

경쟁모델에 비해 엔진 출력과 연비 등 수치면에서 조금 뒤쳐져 출발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유독 세계적으로 수치에 강한 경쟁사들과 같은 한국땅에 있다는게 원망스럽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 차를 타보니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성은 빼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디 자인은 전반적으로 튀는곳 없고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느낌과 독특한 이미지를 갖췄다. 특히 후미등의 네모난 테일램프는 여태껏 국내 선보인 GM차 중 가장 우수하게 느껴졌다. 실내도 단차나 마감이 깔끔하고 문제가 적다. 이전 GM차를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다. 완곡하면서도 모든 점에서 우수한 것이 이 차 안팍 디자인의 특징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는데, 공회전 소리가 너무 조용해 놀랄 정도였다. 4기통 엔진이지만 V6 엔진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일부 경쟁모델들이 밸런스샤프트를 없애고 출력을 높이는데 비해 이 차는 반대로 진동과 소음을 낮추는 쪽으로 구성했다.
   

차를 출발 시켜보니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정숙성이 느껴졌다. 그다지 속도를 높이지 않았는데, 2단 3단으로 차례로 변속이 되면서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추월을 하려고 페달을 좀 강하게 밟으니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경쟁모델에 비해 엔진 출력이 적은 편인데 변속마저 일찍하도록 세팅 돼 있어 가속이 빠르게 진행 되지 않는다. 조금만 가속하면 변속기를 낮추는 '시프트 다운'이 자주 일어나 엔진회전수가 꽤 높아진다. 평상시는 매우 조용하기 때문에 체감상 가속할때 시끄럽다는 평가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겠다.

하 지만 부산 시내에 접어들자 이같은 불만은 사라졌다. 사실 시승은 일반적인 주행환경보다 훨씬 가혹하게 주행하게 되는데, 차들이 많아져 도로 흐름을 따르니  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호쾌한 가속력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선 부족하지 않은 편안한 느낌이다.

또, 기어노브에는 메뉴얼 모드를 위한 시프트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이 버튼을 이용하면 기어 변속을 조금 더 늦출 수 있으며, 의외로 운전의 재미를 느끼며 가속할 수도 있었다. 한국GM 손동연부사장에 따르면 이 차 엔진의 힘(토크)은 경쟁모델에 비해 3000RPM 부근에서 더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숙성과 연비와의 관계로 변속타이밍을 세팅했으니 출력이 부족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핸들링, 서스펜션, 안전 사양은 과할 정도

가장 놀라운 것은 이 차의 핸들 조작 감각이다. 다른 국산차나 일부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도 매우 예리한 편이고 느낌이 견고하다. 코너 들어가면서 핸들을 한번 돌리면 다시 고쳐잡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든든하다. 요즘 국산차 답게 서스펜션도 꽤 단단한 편이다.

긴 급한 상황에서도 핸들을 거칠게 움직여도 차체가 흔들리는 느낌은 그다지 크지 않다. 시속 140km 이상으로 달리더라도 차가 노면과 분리돼 붕 뜬 느낌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가 없어서 만족스럽고 안심이 된다. 핸들이나 서스펜션 감각은 분명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만 하다.
   

또 한국GM이 6개의 에어백과 ESC(전자자세제어장치)등이 기본 장착돼 있는 점이나 다소 무게를 더 추가하더라도 65% 이상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충돌안전성 등을 강조했다는 것을 보면 이 차가 추구하는 방향이 짜릿한 주행보다는 안전과 부드러움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시승차는 2943만원짜리 LTZ 디럭스팩 모델로, 타이어는 18인치형 브리지스톤 제품이 장착돼 있었다. 16인치나 17인치의 핸들 감각은 어떨지 모르겠다.

높은 가격 답게 내비게이션과 오디오가 매우 우수한 수준이었고, 자동HID헤드램프와 레인센서는 물론 차선이탈 경고장치까지 장착돼 있었다. 하지만 소리나 속도 등 세부적인 부분은 좀 더 튜닝이 필요해보였다.

◆ 늘어난 선택권, 다양성에 환영

3 개뿐이던 국산 중형차가 4개로 늘어났다는 점만 해도 소비자는 반길만하다. 한국GM은 단단하고 스포티한 현대기아차와 차별화의 길을 걸었다. 안전을 중시하고 좀 더 느긋하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차가 추구한 방향이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타사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은 오히려 좋아보인다. 높은 파워가 필요하면 BSM을 뺀 쏘나타나 K5를 선택하면 되고 파워보다 정숙성을 추구한다면 말리부나 SM5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하체와 핸들 조작감각 면에서는 말리부 시승차가 경쟁모델보다 우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 실내 길이는 쏘나타와 K5가 더 앞서지만 스포티한 뒷모양을 내세운 이들과 달리, 천장이 높아 뒷좌석 머리공간이 넉넉한점도 이 차의 장점이다.

우 리는 뭐든 순위를 매기고 줄세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조금 다르다. 메이커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있고, 소비자들도 좋아하는 구성이 각각 다르다. 단순히 숫자로 차를 판단하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자세히 살펴 본다면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인 차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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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시다시피 비행 티켓을 잘못 구한 관계로 독일에 프랑크푸르트에 유배중입니다.

그러던 중 의외의 차를 시승하게 됐습니다.

사실은 워낙 가난했던 관계로. 폭스바겐 폴로를 시승하기로 했는데요.

이날은 렌터카 회사인 유럽카(Europcar)에서 폴로가 없다며 이 차를 내줬습니다.

르노 트윙고.

렌터카 주차장에서 "설마 저차는 아니겠지..."하고 리모컨키를 눌렀는데 "덕커덕~"하면서 불이 들어올때 그 기쁜 마음이란!


이 차는 모닝과 비슷한 크기의 경차 차체를 갖고 있지만 1.2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해 101마력을 내는 고성능 차입니다.

말그대로 '핫해치'라 부를 수 있는 차인데요.

저속에서 슝슝 소리를 내면서 밀고 나가는 느낌이 그만입니다.

시속 180km까지 쭉 올려 붙이는 점이나 연비도 그리 나쁘지 않구요. 한번 기름넣고 410km 탈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서킷주행(뉘르부르크링) 60km를 포함해서 말이죠.


할 수만 있다면 한대 사서 한국에 가져가고 싶네요.

르노 트윙고는 르노삼성에서도 만든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르노 트윙고에서 가장 작은 모델이 1.2리터 가솔린이라서 국내 도입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아요. 만약 1.0리터급 엔진을 준비할 수 있다면 한국에서도 잘 팔 수 있겠죠.

이 차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조금 더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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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무려 271마력을 낸다는 현대차 쏘나타 2.0 터보 차량을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1시간 가량 시승했다. 기존 상식에서 미뤄볼 때 2.0리터 터보 차량은 200마력 가량의 힘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폭스바겐이나 아우디 등이 내놓는 최신 고성능 차량들이 모두 2.0리터 엔진으로 210마력 정도를 낸다.


하지만 현대차는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2.0리터 터보엔진을 내놨다. 출력이 무려 271마력이다. 이는 미쓰비시의 스포츠카 랜서 에볼루션(290마력)과 비슷한 수치다. 랜서 에볼루션의 터보엔진은 엔진의 상태를 운전자가 항상 신경써야 하는 고성능 스포츠카다. 쏘나타라는 대중적인 차에 271마력 엔진을 장착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봤다.

◆ 강력한 터보 아닌 경제적인 고성능 차

이 차는 공개 전부터 마니아 층의 기대가 컸다. 한국에도 드디어 스포츠세단이라 불릴 수 있는 고성능 차가 나오는가 싶어서다. 실제 차를 보니 이들은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능 때문이 아니라 세팅 때문이다.
   
▲ 현대차는 3.5리터 엔진이 장착되는 차량을 2.0리터 터보엔진으로 바꾼다는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번 터보 엔진을 개발한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이 차가 추구하는 방향은 기존 쏘나타 2.0차량을 업그레이드해서 강력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V6 3.5리터급 엔진을 장착해야 할 차를 다운사이징하는 용도다. 그러다 보니 배기음이 극도로 억제됐고, 서스펜션이나 출력 및 변속 특성도 고급 세단에 맞춰졌다. 다시말해 2.0리터 터보 쏘나타는 젊은 마니아 층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경제성과 성능을 모두 고려한 중년층을 위한 차라는 것이다.

   
▲ 현대차는 쏘나타 터보를 한국GM 알페온, 혼다 어코드와 비교했다.

실제 2.4리터 GDi 모델은 이번 출시와 함께 단종되며, 3.0리터 GDi엔진은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쏘나타 터보 주행해보니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7초가 걸린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국산 차 중 최고 수준의 가속력인데도 그다지 짜릿하다는 느낌은 없다. 엔진에서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가속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노면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점도 '속도광' 입장에선 무척 아쉬운 점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차가 구름위를 떠가는 듯한 느낌인데 독일산 고성능차를 선호하는 마니아들이라면 아쉬울테지만 편안한 주행을 추구하는 대다수 소비자들에게는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쏘나타 터보의 후미는 일반 쏘나타와 구별하기 어렵다. 머플러가 2개 달렸다는 점과 테일램프 내부가 약간 다르다는 점 정도의 차이가 있다.

쏘나타의 서스펜션은 노면의 잔 진동을 모두 잡아내는 굉장히 부드러운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렁이는 느낌이 결코 아니다. 코너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단단하게 서스펜션을 붙들어준다. 이 차의 서스펜션은 가변 서스펜션인 ASD가 장착돼 있기 때문에 서스펜션이 출렁이는 주파수에 따라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력하게 반응한다.

가속페달을 조금 밟는다 싶으면 계기반으로 시속 200km까지 금세 올라가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시속 160km를 넘을때 부터는 내가 이 차를 완벽히 컨트롤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더 달릴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차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초고속 영역에서 자유롭게 다루기 쉽지 않다. 일반적인 운전자들은 이 정도 속도를 달릴 가능성이 거의 없겠지만 이젠 독일차 수준까지 발전하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언더스티어나 급제동 안정성은 이미 상당히 우수한 편이지만 최근 국산 자동차 성능이 급속도로 향상되다 보니 바라는 것도 많아진다.

   
▲ 새로나온 쏘나타 터보의 그릴이 오히려 구형이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ESP를 끄고 차량을 가속해보니 역시 "끼기긱"하는 휠스핀이 일어나며 차가 출발한다. 하지만 역시 골프GTI나 아우디 A4등에서 느껴지는 경쾌한 소리는 아니다. 쏘나타 터보는 ESP를 꺼도 휠이 미끄러지면 위급상황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토크를 줄이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이 차는 전형적인 쏘나타기 때문에 과격한 소리나 타이어를 태우는 터프한 감성을 기대하는건 무리인 것 같다. 토크스티어(고성능 전륜구동차를 가속할 때 핸들이 스스로 돌아가는 현상)는 거의 없었고 모든 면에서 다루기 편하고 안전 위주로 세팅돼 있었다.

◆ 2.0리터 터보…싼타페에 먼저 장착

현대차로서는 이번에 처음 장착된 2.0리터 터보엔진은 장차 활용범위가 넓다. 네티즌 등 마니아들은 제네시스 쿠페에 장착해 퍼포먼스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 대차는 우선 미국서 생산되는 싼타페의 3.5리터 모델에 2.0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 투싼ix에는 터보가 장착되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가솔린 SUV의 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에 가솔린 터보를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기아차 스포티지R은 북미 법인이 미국 시장에 충분한 판매를 보장한 상태에서 요구를 해왔기 때문에 터보엔진 개발이 들어갔지만, 투싼ix는 북미법인의 요구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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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수한 차만 만들면 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어떤 차를 요구하는지를 파악해 시장성이 높은 차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따 라서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 중 교집합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방향으로 차를 설계한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들이 교집합에 속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말을 서운함은 생기기 마련이다. 점차 스포티해지는 현대기아차에 대해서도 젊은 소비자들은 대체로 호응하는 편이지만, 전통적인 럭셔리차를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겠다. 


현대차 그랜저만 봐도 과거엔 그저 뒷좌석 오너를 위한 차였지만, 이제는 운전자를 위한 차로 변모했다. 일례로 1996년형 그랜저는 뒷좌석에 열선이 있지만 앞좌석에는 없었다. 당시 그랜저는 뒷좌석이 뒤로 젖혀지기도 했고, 조수석을 마음대로 앞으로 눕히는 등 조정도 가능했지만 최근 그랜저에는 그런 기능이 모두 빠졌다. 운전자야 기능이 늘어난 만큼 기쁠지 모르겠지만 뒷좌석에 타는 입장에선 아쉬울듯 하다.

올뉴SM7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승객들을 두루 만족 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두얼굴을 가진 차로 만들면서 편안한 승차감을 추구하는 가족을 만족시키고,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는 운전자 또한 만족할 수 있는 차를 추구한 듯 하다.

◆ 부드러운 주행성능, 조용한 실내

"너무 부드러운거 아냐?" 한참을 운전하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올뉴SM7 2.5 모델에 장착된 닛산의 VQ엔진은 2.5리터에서 190마력을 내고, 6기통이다보니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2.4리터 4기통 직분사 엔진에 비해 훨씬 조용하고 부드럽다고 한다.

일 반적으로 6기통은 4기통 엔진에 비해 무게가 더 많이 나가고 연비도 조금 낮은데, SM7은 6기통을 장착하고도 연비를 크게 향상 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현대기아차 4기통 직분사 엔진에 비해선 연비와 출력이 모두 조금씩 열세지만, 직분사 V6엔진을 장착한 한국지엠 알페온에 비해 연비와 출력이 모두 우수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V6 엔진의 끝판왕' 쯤 되는 셈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3.5리터 VQ엔진으로 인피니티나 닛산 알티마에도 장착되는 엔진이다. 인피니티에 장착됐을 때는 과격한 느낌이 들었지만 SM7의 엔진 사운드는 정말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사 실은 부드러운 정도를 넘어서 지나치다는 느낌도 들었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굼뜨게 가속되는 느낌이 들었고, 페달에서 발을 떼도 엔진 브레이크가 거의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전하는 동안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승자는 운전을 참 편안하게 한다며 칭찬했다.

◆ 버튼만 누르면 '전혀 다른 모습' 내보여

속도계는 200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까 그 차가 맞아?" 옆좌석 승객은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기어노브 옆에 스포트(SPORT) 버튼을 눌렀기 때문이다. 계기반에는 운전자를 자극하는 그래프가 나타났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더 가속하라는 듯 노란 그래프에 붉은색이 차오른다.

과 연 조금 전 그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엔진 사운드가 과격해졌다. 변속 타이밍이 늦어져 엔진회전수(RPM)도 높게 사용한다. 가속페달을 떼자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도 있다. 패들시프트를 조작할 때 변속시간 자체도 훨씬 빨라졌다. 차가 웅웅 소리를 내면서 밀어붙이는 느낌도 매력적으로 변한다.

   

올뉴SM7의 직진 성능을 보면 차가 지나치게 무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운전대도 다소 둔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부드러운 차로 급코너에 들어가면 차가 크게 쏠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급코너링을 해보니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차를 탄탄히 받쳐주는 느낌이어서 차가 미끄러질 지언정 크게 기울어지지는 않았다. 핸들을 좌우로 마구 움직이며 회두성을 시험해봐도 차체가 민첩하게 따라오는 느낌이 제법이다.

우선 이 차에 가변식 서스펜션이 장착됐기 때문이다. 가변식 서스펜션은 평상시 푹신한 감각을 주다가 커브에 들어서면 단단하게 변화되면서 차체가 기울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진 장비다. 가변식 서스펜션에도 2가지 방식이 있는데 현대기아차의 방식은 ASD방식이지만, 이 차에 장착된 것은 DFD로 더 민첩한 제어가 가능하다.

또, 경쟁 차종에 비해 휠베이스(바퀴 앞뒤 축간 거리)가 약간 짧은것이 비교적 민첩한 주행에 도움이 되는 듯 했다. 휠베이스가 길 수록 운전 성능은 저하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길다란 승합차를 운전하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된다.

핸들 뒤에는 패들시프트가 자리잡고 있어서 스포티한 주행을 할 때나 내리막길 주행을 할 때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그 위치가 지나치게 높은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서킷에서 공격적인 주행을 할 때는 핸들의 3시-9시 방향을 잡는 대신 2시-10시를 잡기 때문에 그 위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외로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도 기대 이상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스포트 모드와 과감한 드라이빙을 해보기 전에 이 차를 평가해선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디자인, 실내…"차에 앉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두 얼굴"

SM7 의 디자인 목표는 뚜렷해 보인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둥글둥글한 외모로 어떤 세대도 불만을 갖지 않을만한 무난한 디자인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근육질의 전면부에 모노프레임 그릴이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램프 디자인이나 캐릭터 라인등 구석구석의 면모를 살피면 섬세함이 대단하다. 질리지 않고 볼수록 매력있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기본 디자인이 우수해도 표현이 따르지 못하면 헛된 것일지 모른다. 이 사실을 르노삼성차는 잘 알고 있다. 우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크기는 경쟁모델에 비해 월등히 작다. 이같은 디자인은 차체를 더 강인해 보이고 안전한 느낌이 들게 한다. 동급 처음으로 장착한 어댑티브 바이제논 램프와 LED램프 덕분에 작은 면적으로도 충분한 밝기를 낸다. 모터쇼장에 등장하는 콘셉트카가 대부분 램프 영역을 작게 만드는 이유가 이런 이유에서다.

   

램프  내부의 모양을 일일히 꾸민 세심함은 물론, 차체 도장의 매끄러움도 다른 메이커보다 한차원 높다. 르노삼성은 국내 메이커 중 수성페인트를 가장 먼저 사용했고, 불소도장이 기본이기도 하다.

실내 디자인이 빼어나다고까지 할 건 없지만 흠잡을 곳도 없다. 경쟁차종에 비해선 약간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가운데 단단해 보이도록 설계됐다. 사람의 손이 닿는 부분이라면 모두 가죽은 아니어도 부드럽게 느껴지는 합성수지로 감쌌다. 지나친 우드트림이나 반짝이는 크롬이 없어 큰 불만을 사지는 않겠다. 안정돼 있고 빈틈없는 실내 공간이다. 사람이나 자동차나 외형으로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이 차 처럼 짜임새와 품질이 뛰어나다면 보이지 않는 부분이나 내구성 역시 우수할 것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겠다.

◆ 실내 공간의 숨겨진 매력

실내 공간이 동급에서 가장 넓다고 할 수는 없다.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와 윤거(좌우 바퀴간 거리)가 경쟁 준대형 모델에 비해 약간씩 짧기 때문이다. 휠베이스는 그랜저에 비해선 3.5cm, 알페온에 비해선 2.7cm짧다.

하 지만 뒷좌석에 앉았을 때 만족도는 오히려 더 크다. 경쟁모델의 뒷좌석에 앉았을 때는 무릎공간(레그룸)이 지나치게 충분히 남아서 발을 꼬고 앉아도 될 정도다. 하지만 이 공간이 그저 빈공간으로 버려지는게 아쉽기도 하다. 반면 올뉴SM7은 뒷좌석 의자가 기울어진다. 뒷좌석 의자는 앞좌석과 달리,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는 게 아니라 방석부분이 앞으로 밀려나 등받이를 기울이는데, 이때 무릎공간이 상당부분 사용된다. 경쟁사에서도 레그룸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뒷좌석에는 디지털로 조절할 수 있는 에어컨이 매력적이다. 뒷좌석에서도 독자적으로 에어컨이나 히터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좌우유리와 뒷유리에 차양막을 올려 햇빛을 차단하거나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수 있다.  뒷좌석에 앉은채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숙이도록 할 수 있는 점도 준대형에서 보기 드문 기능이다. 

운전자도 만족할만 하다. 우선 휠베이스가 짧다는 점부터 스포티한 드라이빙 느낌을 향상 시켜준다. 운전석을 위한 마사지 시트가 내장된 점도 좋은 점이다. 운전석에서 버튼을 눌러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당기거나 뒤로 눕힐 수 있는 기능은 여러모로 활용범위가 넓겠다.

◆ SM7의 의미…르노삼성 '국내 3위' 탈환 무기

기존 SM7은 그저 SM5의 고급버전이라고 생각할만 했다. 하지만 이번 SM7은 비로소 플래그십이라 할만한 차가 됐다. 플랫폼도 프랑스 라구나의 앞부분, 닛산 티아나의 뒷부분 서스펜션을 조합하고, 차체 길이를 늘리는 등 르노삼성만의 독자적인 플랫폼을 제작했다.

   

SM7은 전장, 전폭을 비롯한 모든 수치에서 철저히 한국GM 알페온보다 우수하게 만들면서 파워트레인에서는 현대차 그랜저나 기아차 K7보다는 약간 낮은 지점을 짚었다. 그러면서도 뒷좌석 기능 등 타사 차량에 없는 기능을 넣는데 소홀하지 않았다. 안전하게 판매량을 늘려가겠다는 2등 전략이다.

실제 르노삼성 관계자들은 "솔직히 알페온에 비교하는 것은 기분 나쁘다"고 얘기한다. 알페온의 판매량이 최근 월 1천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르노삼성 SM7은 평균 3천대, 많을때는 5천대까지의 판매량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이 SM7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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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남해힐튼 주변 도로에서 르노삼성의 올뉴 SM7을 시승했습니다.

기존 SM7이 SM5와 실제로는 같은 실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인기를 끌어왔다면, 이번  SM7은 완전히 다른 크기와 스펙을 갖고 있어서 큰 인기를 누릴 기반은 마련된 셈입니다.

가격과 성능 면에서 정확히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을 겨냥하고 있다. 국내 준중형에는 한국GM 알페온도 자리잡고 있는데, 르노삼성은 그쪽엔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르노삼성측 한 관계자는 "한국GM 알페온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비교하는게 기분 나쁘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알페온은 한달에 1천대 가량을 판매하고 있는데 르노삼성 올뉴SM7을 월 평균 3천대, 많으면 5천대까지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1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쇼카의 디자인과 상당부분 달라졌지만, 주요부위의 느낌은 그대로 살린 듯 합니다.

행사 직전에는 반투명한 커버를 씌워 놓았습니다.


부사장과 디자이너등 임원이 차량 앞에서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습니다.


휠 디자인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닛산 고성능 휠 스타일과 닮았습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매우 작다는 느낌이지만, 바이제논 램프와 LED램프를 통해 밝기를 충분히 낸다. 작은 램프 크기는 이 점을 강조하고 있고, 차체를 더 단단해 보이게 합니다. 미래의 콘셉트카들 디자인을 보면 모두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크기가 작은게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레이싱모델분은 전 미스코리아 출신이신 이분.

일단 차를 시승해 보기로 했습니다.

범퍼 일체형 그릴과 헤드램프는 정말 당당해 보이는데요. 견적은 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단 그릴과 범퍼, 하단 그릴을 하나로 묶는 스타일은 아우디의 모노프레임그릴과 유사한데요. 그래도 매력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죠.


이승용편집장이 보닛안의 흡음재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차는 정숙성에서 동급 최강이기 때문에 비결이 무엇인지 살펴보려 하는 듯 합니다.


엔진룸 안쪽은 잘 짜여졌는데, 렉서스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국산 차 중 가장 깔끔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침 해가 쨍쨍 내리쬐는 바닷가에서 시승을 하려니 기분이 금세 좋아졌습니다.

테일램프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개의 층으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LED 램프의 빛이 측면에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하는 날개(디퓨저)인데요. 기존의 날개는 기능적인 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올뉴 SM7의 날개는 그 자체의 디자인이 수려합니다.


보닛이 길어서 전장이 동급 준대형 중 가장 길지만, 휠베이스는 2800mm로 동급 준대형 중 가장 짧습니다. 전 오버행이 길기 때문입니다. 오버행이 긴 디자인은 독일에서는 금기시 되는 디자인인데, 프랑스차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휠베이스는 알페온보다 불과 3cm정도 짧고, 그랜저와 K7과는 7cm 정도 짧습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숫자상으로 열세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른 준대형들은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을 별다른 꾸밈 없이 버리는 공간으로 삼고 있다면 이 차는 뒷좌석의 등받이가 눕혀져 훨씬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뒷좌석 등받이가 눕혀진다는 것은 앞좌석과는 전혀 다른 사안입니다. 등받이를 실제로 눕히는게 아니라 시트 엉덩이가 닿는 부분을 앞으로 미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뒷좌석을 뒤로 젖힐 수 있게 하려면 무릎공간에 충분한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다른 준대형도 남는 무릎공간을 이런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뒷좌석 시트가 눕혀진다는 말은 반대로 뒷좌석이 앞으로 젖혀지지 않아 큰 짐을 싣기는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우디 모노프레임 그릴은 차체가 커보이게 하면서 헤드램프가 더욱 작아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전면 디자인에는 호 불호가 갈리겠어요.



실내는 모노톤의 정갈한 디자인입니다. 현대차의 경우는 요즘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그런 평가를 하는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싶은 디자인일겁니다.


한세대 이전의 아우디가 이런 느낌이었죠. 둥글둥글하고 테일램프가 작고.


그 디자인이 강남의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고 하던데요. SM7의 디자인도 그런 분들에게 충분히 어필 할 수 있을거라 생각되네요.



휠은 정말 대단한 디자인입니다.

헤드램프도 물흐르듯이 꾸며진 것이 마력적이죠. 근육질 차체를 뽐내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저희 차를 찍는 앞차의 영상촬영 감독님. 위험해 보이지만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수영장에 모델분들이 수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계신다고 해서 달려가 봤는데, 이런 수영복을 입고 계시더군요. 아쉽습니다. ㅠㅠ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두얼굴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평상시 이 차는 변속시점이 너무 빨라서 RPM이 너무 낮게 세팅된 느낌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엔진브레이크가 전혀 걸리지 않고, 승객들은 무척 좋아하지만 운전자는 답답할겁니다. 패들시프트를 조작해 변속해보지만 변속 타이밍이 매우 굼떠서 변속이 되는 느낌도 안듭니다. 변속 충격과 함께 치고 나가야 제맛일텐데요.


하지만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자 차가 극단적으로 바뀝니다.


계기반 한가운데 그래프가 하나 뜨면서 차가 스포티하게 달리겠다는 준비를 마칩니다.


RPM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엔진 소리부터가 달라집니다. 엔진브레이크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패들시프트의 반응도 이전과는 전혀 다릅니다. 변속도 빨라지고 치고 나가는 스타일로 확 변화되죠. 타사는 왜 이런 기능을 빼먹은 건지 이해가 안될 정도입니다.


더 대단한 두얼굴을 가진 부분은 가변 서스펜션입니다. 평상시 지나치게 부드러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코너에 들어서면 일정 기울기까지만 허용하고, 금세 딱딱하게 굳어져 차체가 기울어지지 않도록 만드는게 매력적입니다.


고속으로 직진하면서는 차가 약간 출렁이는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었는데요. 코너에서 차의 핸들을 급하게 움직여 측면으로 슬라이딩을 시키는데도 일말의 기울어짐이 없습니다. 이는 차체 강성과 가변서스펜션의 단단함이 잘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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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투아렉 V8 TDI



정말 멋진 찹니다.

포르쉐에서는 가솔린으로 슈퍼카를 만들고 있다면, 폭스바겐은 디젤 슈퍼 SUV를 만들고 있는 느낌이더군요.

카리스마 있는 디자인, 퍼포먼스와 엔진 배기음은 말할 것도 없고,

기능만 봐도


- 레버를 돌려 차체 높낮이 조절 (14cm)
   짐을 실을때는 저절로 낮아지고, 다 실으면 높아집니다.
   고속으로 달리면 낮아지고 오프로드에선 저절로 높아집니다.
  
- 레버를 돌려 서스펜션 강도 조절 (다른 일부 브랜드처럼 '엥 이게 스포츠 모드야?'하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몸에 확 와닿네요)

- 버튼 눌러서 오프로드 기능도
   이 차는 온로드 세팅을 기본으로 한 차입니다. 그래서 범퍼립(아랫쪽에 튀어나온 입술같이 생긴 부분)이 튀어나왔습니다.
   타이어는 굿이어 이글F1이 달려있는데, 이 역시 온로드 타이어였습니다.
   하지만 차체를 높이고 오프로드 버튼을 누르니 진입각이 상당히 큽니다. 35도 기울기에 바로 올라설 수 있다 합니다.
   산을 마구 치고 올라가는데 너무 신났습니다.

- 코너를 험하게 돌면 서스펜션 좌우의 에어서스펜션이 동작하면서 차체의 레벨을 맞춤.

- 0-100km/h 주행은 4.8초. 2톤이 훨씬 넘는 차체로 포르쉐 911 카레라만큼 빠른 차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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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 안사고 이 차 살거예요! 집은 타고 다닐 수도 없잖아요!"

기자 한명이 차에서 내리더니 그야말로 입이 귀에 걸린채로 소리를 쳤다. 뭐에 홀린듯 한 표정인데, 아마도 아드레날린이 지나치게 방출된 듯 했다.


이번에 시승한 람보르기니는 가야르도 LP550-2다. 람보르기니는 2000년대 중반부터 출력과 구동방식을 적는 식으로 모델명을 만들어왔다. LP550은 550마력 엔진이라는 의미, -2는 2륜구동을 의미한다. 이날 등장한 차 중 560마력 4륜구동인 LP560-4도 있었지만, 이는 인스트럭터의 차지였다.


사실 람보르기니라면 안정감이 높은 슈퍼카라는 인상이 강하다. 페라리는 예전부터 후륜구동만 고집해온 반면 람보르기니는 4륜구동을 기반으로 차를 발전 시켜왔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로선 오히려 이례적인 후륜구동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최고 출력이 550마력이나 되는데, 모두 뒷바퀴로만 보낸다니 혹시 스핀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며 시승에 나섰다.

◆ 차에 앉으니 "내 심장이 두근두근"

엔트리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2억이 넘는 수퍼카임엔 틀림없다. 10기통이나 되는 커다란 엔진이  차의 중앙을 떡 하니 차지하고 있다. 혹시 밖에서 이 귀한 엔진을 보지 못할까봐 철판 대신 강화 유리로 덮여있다. 엔진 사운드와 열기가 잘 빠져나올 수 있는 엔진 덮개도 인상적이다. 이래저래 운전자는 엔진에 비하면 뒷전인 셈이다.  

   

 

차에 앉으니 SPORT모드, A모드, CORSA모드 버튼이 차례로 눈에 띈다. SPORT나 CORSA모드는 변속속도를 빠르게 하고, 퍼포먼스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여기에 SPORT모드에선 ESP가 70%만 동작하고 CORSA모드에선 50%만 동작하게 된다. A모드는 자동변속모드다. 

   

기어는 따로 없고 F1 시퀀설 기어박스와 유사한 E기어라고 하는 장비가 장착됐다. 핸들의 왼쪽을 당기면 시프트 다운, 오른쪽을 당기면 시프트업이 이뤄진다. 양쪽을 동시에 당기면 중립이 되는 식이어서 페라리를 타본 사람에겐 익숙하다. 후진은 중립상태에서 R버튼을 누르면 된다.

마침 일본에서 온 차여서 우핸들, 자연히 풋레스트도 좁고 가속페달 위치도 너무 가운데다. 출발이 머뭇거려졌다.

◆ 일단 달리니…뿜어내는 아드레날린을 멈추고 싶지 않다

가 속페달을 밟았다, 인스트럭터는 가급적 5000RPM에서 변속하는게 좋다고 말했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8000RPM을 넘으며 머리가 헤드레스트를 들이 받아 버렸다. 변속을 한다고 하는데 계속 8000RPM. 최대 출력인 550마력으로 차를 밀어 붙일 때는 '과연 이래도 제지 당하지 않는걸까'하는 심정이었다. 나도 모르게 솟아난 아드레날린 때문일까, 이래선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자꾸 가속페달을 더 밟고 만다. 말 그대로 폭발하는 사운드가 나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2륜구동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페라리나 여타 고성능 차들에서 느껴지던, 뒤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아 이상할 정도다. 코너에서도 완벽에 가깝게, 노면에 착 붙은채 돌아나가 짜릿하다. 핸들링만 보면 마치 포르쉐 박스터를 몰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급코너에서는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뒷부분이 마음 먹은대로만 흘러 컨트롤이 얼마든 가능한 느낌이다. 내가 핸들을 잡고 있으면서도 이 강력한 엔진을 어떻게 이렇게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걸까 하는 놀라움이 앞선다. LP550-2 전용의 후륜 LSD와 스테빌라이저, ESP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가능한 일이다. 과연 '궁극의 핸들링 머신'이라 부를만 했다.

   

 

최근의 람보르기니는 E기어라는 반자동 변속기를 이용한다. 토크컨버터가 있는 자동변속기가 아니라 로봇화 된 수동변속기라고 보면 된다. 이 장비는 빠르게 작동할 뿐 아니라 변속 때마다 쿵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의 충격으로 차를 가속시킨다. 절도있고 깔끔하게 변속되는 느낌이 놀랍다.

이번에는 기어를 3단에 넣고 출발해봐도 가속감은 상당하다. 어마어마한 토크와 이질적인 가벼운 차체 덕분이다. 2단으로 쭉 달리다보니 어느새 시속 100km.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게 두려울 정도다.

고속주회로에 들어섰다. 화성의 고속주회로는 벌써 수십회 돌았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람보르기니라니 기대가 매우 컸다. 과연 람보르기니, 가속감과 안정감은 시속 160km 이상을 달려도 전혀 흔들림이 없도록 했다.

   

 

가속할 수록 차가 실제로 가라앉는다. 에어로다이내믹과 전자제어 서스펜션으로 높낮이가 조절되는 탓이다. 기어를 오르내리는 것에 따라 엔진 사운드는 저음부터 고음까지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기어를 6단으로 올렸을때는 마치 고급 세단을 타는 듯 조용해 이질감이 느껴졌다.

조용한 가운데 들어보니 앞차에서 튀기는 수십개의 작은 돌멩이가 차 앞부분을 끊임없이 가격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차에 돌멩이가 부딪치다니 가슴이 아프다.

◆ 시승해보니…스포츠성능과 일상의 조화

빼어난 코너링 성능과 가속성능, 뛰어난 배기음과 디자인 등은 이 차가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할 요소였다.

   

 

하지만 과속방지턱을 넘기 쉽도록 서스펜션을 높여주는 버튼,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코너를 잘 잡아주는 서스펜션, 저 RPM에서는 슈퍼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실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 만 다른 람보르기니 4륜구동 모델에 비해 가속페달 반응이나 핸들링 감각이 날카로워서 운전의 자유도가 더 부여됐다. 원한다면 언제든 차를 미끄러뜨릴 수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차를 타는 동안에는 초고속에서 급코너까지 한 순간도 위협적이라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통제 가능한 수준의 미끄러짐이 매력적이다.

포르쉐를 탈때면 느껴지던 수치적 성취감이나, 페라리를 탈 때의 칼날위를 걷는 듯한 찌릿함이 아니라, 람보르기니 운전자만이 누릴 수 있는 심장의 두근거림이 이 차엔 있었다.

[사양]
전장×전폭×전고= 4345mm×1900mm×1165mm
휠베이스=2560mm
차량중량=1380kg
구동방식=MR
엔진= 5.2리터V형10기통DOHC
최고 출력= 550마력/8000rpm
최대 토크= 55.1kg.m/6500rpm
트랜스미션= 6단 E기어(반자동)


화보로 보기: 람보르기니 시승행사 화보

아래는 오늘 행사 동영상 (촬영, 편집: 탑라이더 전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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